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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골학교는 오늘도 ‘맑음’
    러블리부여인 2017. 11. 21. 22:56




     부여군 남면에 위치한 마정초등학교는 매일 전교생이 모여 발맞춰 뛰기, 이어달리기로 아침을 맞는다. 달리기가 끝난 후, 교정에 울리는 아름다운 합창소리 또한 언제 들어도 ‘맑음’이다. 


     이렇게 매일 아침을 함께 맞는 마정초등학교의 전교생은 모두 15명이다. 


     수업뿐 아니라 보육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는 마정초등학교의 학생과 교사들의 사이는 여느 학교와는 다르다. 


     마정초는 다른 학교와 다르게 각 요일별로 11개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하는 돌봄형방과후학교다. 때문에 매월 1회 토요일마다 문화예술역사체험이 마련돼 교사들의 토요일 근무도 많다. 


     이렇게 평일, 주말에 내내 붙어 있다 보니 정이 붙지 않을 수가 없단다. 그렇다보니 학생들의 가정형편을 알기에 교사들이 나서 아침밥, 빨래 등을 돕기도 했다. 





     이재숙 교사는 본인의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해주지 못했다며 웃었다.


     이렇게 마정초는 다양한 무료 방과후 프로그램을 통해 사물놀이, 바이올린, 드론, 오조봇, 엔트리 등 소프트웨어 관련 교육을 제공해 학생들에게 특기와 소질을 계발한다. 동시에 아이들을 돌 볼 수 없는 학부모에겐 학원 대신 안심공간이 돼 주는 것이다. 


     작년 신규교장으로 부임한 황의태 교장은 교육청에서 장학사로 근무하며 타시군의 혁신학교의 장점들을 접목해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황의태 교장은 아이들에게 지역특성에 따라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고 학생들의 안목을 길러 폭넓은 시야로 자라나주길 바라는 마음을 키웠다. 


     이에 교실보다 밖에서 실제적인 체험으로 교실과 교실밖 수업을 연계구성하는 방법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동시에 소인수학교가 가지는 장점인 개별화 교육과 관심에 대해 고민했다.


     그는 마을공동체일환으로 아이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경로당을 청소하거나,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께 직접 찾아가는 등의 봉사활동으로 어울림을 강조했다. 


     또한, 마을근처의 유적지나 덕림병사 등 지역문화재들의 현장을 방문하게 해 지역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아이들이 직접 보고 느끼며 배울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러한 노력 때문인지 마정 꿈나무 축제에는 노인회분들도 많이 찾아오셔서 아이들의 태권도나 합창, 영어연극 등 재롱을 즐기신다. 축제가 끝나면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학교 텃밭에서 직접 키운 농작물로 만든 음식을 마을분들과 함께 나눈다. 


     그렇게 교육과 더불어 친구뿐 아니라 마을어르신, 지역사회와의 어울림을 배워나가는 학교로 커져나가고 있는 것. 


     “TV에서 나오는 왕따, 폭력 등의 청소년 문제는 찾아볼 수가 없어요. 이곳은 모두가 행운아인 것 같아요.”


     이재숙 교사는 다인수학교도 소인수학교도 겪어봤지만 현재의 학교에서 근무하는 지금, 몸은 힘들지만 학교폭력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만큼 마음만은 너무도 편안하다. 


     물론 서로의 사정을 너무 잘 알아서 더 기쁘고 속상하고 서운하고 때도 있지만 그만큼 애정이 깊기에 또 다시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지금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아이들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기도 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황의태 교장은 아이들과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식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큰다고 해요. 작은 학교는 아이들의 장단점을 잘 알기에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이끌 수 있도록 최대한 정성과 사랑을 쏟아요. 그러면 아이들은 자신감으로 응해주죠.”


     “학교는 문화이며, 학교가 없어지는 것은 문화적 요소가 없어지는 것이에요. 학교는 살리면서 최소인력으로 유지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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