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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외산초등학교 유도부 코치, 양원준입니다."
    러블리부여인 2018. 3. 28. 14:00



     현 외산초등학교 유도부 코치 양원준 씨는 8년 전, 24살의 파릇파릇한 대학생으로 처음 부여 땅을 밟았다.

     

    유도가 전공이었던 그는 외산면의 한 초등학교에 유도부 코치로서 부름을 받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부여라는 명칭은 그에게는 TV나 드라마에서나 듣던 것처럼 너무나도 생소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창 혈기왕성한 나이에 작은 시골마을에서 거주하는 것은 상상하지 않았을 터였다.

     

    "학교 이사장님과 처음으로 미팅을 했을 때, 상상하던 모습이 아니라 많이 놀랐어요, 흔히 이사장이라고 하면 좋은 차에 옷도 쫙 빼입은 그런 모습을 상상했죠. 근데 너무도 편한 옷차림과 푸근한 이미지라 충격 받았어요."

     

    그가 부임한 외산초등학교는 32년의 유도수업 역사를 지녔지만, 열악한 지원과, 환경 때문에 상당한 어려움을 갖고 있었다.

     

    "제가 오기 전에도 유도부 코치님이 계셨지만 다들 1~2년 만에 그만 두셨어요. 워낙 환경이 힘드니까요. 이해는 됩니다."

     

    비교적 긴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외산초 유도부는 양원준 코치가 오기 전까진 제대로 된 시합에 나가 이렇다 한 성적을 내보인 적이 없었다. 그렇다보니 학교나 교육청에서도 유도부에 일정부분 이외의 지원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렇게 명맥만 유지하던 외산초유도부가 2010년부터 양원준 코치와 함께 유도부의 역사를 새롭게 쓰기 시작했다.

     


    "부임하자마자 잘하든 못하든 아이들을 데리고 무조건 시합이란 시합은 다 출전했어요. 물론 결과는 참패였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실력이 없는 게 아니라 경기 경험이 없어 어색해 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실력에서 나오는 자신감이 아니라,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었어요."

     

    양원준 코치는 유도부를 1년에 많게는 8번의 시합에 출전시켰다. 출전의 기회가 많을수록 학생들의 실력 또한 향상됐다. 학교 체육실은 14명의 학생들이 들어가면 꽉 차는 비좁은 공간인데다 매트도 유도 전용 매트가 아니라 훈련 시 많은 제약이 따랐다. 그러나 그와 학생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나, 둘 학생들은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첫 제자는 금메달을 따며 체육고로 진학, 현재 실업팀 상비군에 소속한 어엿한 체육인이 되기도 했다.



     

    유도부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훈련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자 학교 측과 교육청의 태도도 많은 변화를 보였다. 인원수를 채우는 데만 급급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는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겨울철이면 선수들에게 따뜻한 롱패딩을 단체로 지원하고 훈련이 끝나면 외식도 자주 한다.

     


    "제가 유도부 코치로서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메달이 전부가 아니에요. 포기하지 않고 열악한 환경을 극복해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제 최고의 목표에요."

     

    "아이들은 제가 믿어주는 것보다 늘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어요."


     

    이번에 열릴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도 충남대표로 7명 중, 외산초 유도부 5명이 모두 선발되는 기쁨을 누렸다. 


    아이들은 각각의 가정환경을 가지고 있다. 운동이라는 것이 진로를 결정하게 되면 가정의 지원은 더욱더 절실해진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꿈을 포기한다. 양원준 코치는 이런 아이들도 원 없이 유도를 할 수 있도록 끝까지 코치로서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한다.

     

    "저 같은 코치를 믿고 따라와 주는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을 위해 끝까지 함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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