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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한 엄마, 티모페라이리나
    러블리부여인 2018. 7. 27. 23:24

     

    13년 째 부여에 살고 있는 티모페라이리나 씨는 유학 중인 한국인과의 연애 끝에 2004년 말 한국으로 오게 된 러시아인이다. 남편이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부여로 오게 됐는데, 당시엔 부여에 다문화센터가 생기기 전이었다. 때문에 매일같이 혼자 책으로 공부를 하며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러시아와 한국의 차이점은 언어나 문화 등 다양한 것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날씨가 가장 달랐다. 러시아의 여름날씨는 한국의 9월 날씨와도 비슷하고 짧다. 때문에 그녀는 한국에서 겪는 여름이 유독 힘들었단다.

     

    그런 그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세 명의 아이들이 있다. 그러나 아이들을 임신했을 때 그녀는 누구보다 많은 걱정을 했다. ‘애들의 얼굴이 한국인과 다르면 친구들이 괴롭히지 않을까? 내가 아이들에게 러시아어로 말하면 아이들이 한국어를 제대로 배울 수 있을까? 러시아에서 자란 내가 한국에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을까?’ 그녀는 이와 같은 고민들은 수도 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다문화 엄마는 아이와 아이 친구들에게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엄마가 한국 사람이 아니고, 한국어를 잘 못 하거나 다른 피부색을 가졌다고 부끄러워하면 아이의 친구들도 그것을 전부 느낄 거예요. 엄마와 아이의 자신감이 매우 중요해요. 그래서 아이에게 엄마가 러시아 사람이라는 것을,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꾸준히 설명해줬죠.”

     

    그녀는 지금은 임신 중에 했던 그녀의 걱정이 모두 헛된 것이라고 말한다. 자녀들에겐 많은 친구들이 있다. 물론 가끔 친구들과 다투는 일도 있지만 그 또한 자라나는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부여 사람들도 처음부터 호의적으로 대했다.

     

    언어문제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러시아어로 말하고, 그녀의 남편은 한국어로 말한다. 그녀의 아이들은 한국어를 사용하며, 러시아어도 일상생활에서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갖추고 있다.

     

    저는 모든 다문화 가정 부모들께 자녀에게 모국어를 조금이라도 가르쳐주고, 시부모님이나 남편이 방해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싶어요. 다행스럽게 저의 남편은 아이들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치는데 협조해줬어요. 2개 국어 사용은 발달에도 도움이 되지만 가장 큰 건 엄마와의 정서적 교류죠. 말보다 좋은 것이 어디 있어요.”

     



    그녀는 러시아에서 선생님으로 일했던 경력을 살려, 현재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러시아어 강의를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 러시아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학교를 통해 수강을 신청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며 좋은 기회가 생긴 것.

     

    러시아인이기에 매번 수업 전 혹시라도 학생들에게 부족한 점이 있을까 싶은 마음에 한국어로 잘못 설명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얘기해 달라고 말한다. , 혹시라도 문법 등의 설명이 부족하거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몇 번이고 다시 설명한다. 점수를 주는 부분은 언제나 고민스러운 부분인지라 교수인 남편에게 다양한 조언을 받으며 노력중이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좋은 기회가 생겨 학생들과 직접 만나 러시아어를 강의하고 있어요. 현재 기초러시아어를 수업을 맡고 있는데, 좀 더 심화된 수업을 요청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따로 봉사 개념으로 수업을 하며 도와주고 있어요. 한국인들의 러시아어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반가워요. 많은 학교에 러시아어를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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