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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곡차곡 인생박물관 ‘아빠학교 엄마교실’ 박종선 관장
    러블리부여인 2017. 6. 14. 12:07



     부여군 은산면 한적한 도로가에 자리한 아빠학교 엄마교실은 폐교된 대양초등학교를 박종선 관장이 하나하나 손으로 가꾼 박물관이다. 


     ‘은산면에 대양초등학교?’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으나 이곳은 예전에는 글자 그대로 ‘햇볕이 잘 드는 곳’이라는 뜻으로 ‘대양리’라 불렸다. 행정구역의 합병·개편을 통해 지금은 은산면이 됐다. 





     박종선 관장은 일생을 교단에서 보내다가 임천 초등학교에서 교장으로 마무리를 했다. 이후에도 함께 식구와 함께 염색을 하고 서각을 하며 학교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었다.


     이에 대양초등학교 폐교 이후 형님과 함께 좋은 마음으로 아버지가 집에서 쓰던 가구나 물려받은 것들 등 이것저것 보관하지 않으면 없어질 것들을 모으기 시작하며 박물관으로 가꾸게 됐다. 


     거창하게 언제 개관식을 하고 누구를 초대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천천히 시간을 들여 교실 하나하나 꾸며갔다. 때때로 피곤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꿈 혹은 뜻이 이루어진다는 생각에 재미있었다.




     교실에는 어릴 적 사용하던 책걸상이 올망졸망 자리해 있고 한쪽에는 칠판 한 켠에 걸어두고 사용하던 사회, 문화 등 괘도가 한 가득이다. 


    지금은 컴퓨터와 터치패드로 수업을 하는 방식과 달리 모두 선생님이 짚어주던 한 곳을 바라보며 함께 읽어 내려가던 괘도가 정겨워 다들 “이거 기억나?”라고 뱉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또 다른 교실은 풍금실이다. 본 이름은 ‘리드 오르간’으로 발로 페달을 밟아 바람을 불어서 연주한다고 해서 풍금이란 이름이 붙었다. 


     어찌나 귀했던지 사정이 나았던 학교는 교실마다 놓여져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곳은 이 교실 저 교실 옮겨 다니면서 쓰였다. 그런 귀한 풍금이 일제시대 전 후에 따라 풍금실에 한가득 배치돼 있으며 실제로 연주도 해 볼 수 있다. 






     그가 일생을 교단에서 보냈던 만큼 그의 수집목록에는 역시 교복이나 교과서도 빼놓을 수 없는데 이것은 여느 박물관보다 뛰어나다. 1900년대 교과서부터 수집하고 있으니 100년간의 교과서를 수집·전시하며 우리의 역사와 문화을 보여주는 것이다. 


     박종선 관장은 매주 서각교실을 열고 외지사람과 지역사람들, 근처 중학교 동아리와 농업기술센터 간판교육 등 여전히 누군가에게 배우고 가르침을 주는 이로 남아있다. 




     시도 쓰고 약용식물도 배우고 그림도 그리고 아빠학교 엄마교실에 놀러오는 이들을 맞이하며 커피도 한잔 대접하며 흔히 볼 수 없는 소줏거리나 전자계산기, 옛 컴퓨터, 독립신문 등에 대한 설명과 갈등에 대한 유래 등을 설명해주고 있다.


     그는 그렇게 매번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귀한 시간을 들여 서각을 파듯 귀한 시간을 들여 만들어 낸 아빠학교 엄마교실을 통해 마음의 여유와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념관이나 박물관 같은 곳은 업적이나 멋진 영상 같은 것만 틀어줘요. 아이들이 보면 와 닿지가 않죠. 대통령이나 작가가 초등학교 때 삐뚤빼뚤 쓴 일기나 공책 같은 걸 보고 ‘아, 이 사람도 못했었네. 나도 할 수 있네?’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하나씩 기틀을 마련해주고 그것이 남아 태만해지지 않도록, 그것이 나를 포기하지 않는 길이 돼 절망감에서 나를 꺼내 줄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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