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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헌주 씨의 '다시, 봄' 이야기
    러블리부여인 2018. 10. 16. 08:00



     부여시장 청년몰 2층에 자리한 파스타가게 ‘다시 봄’. 이곳은 부부가 알콩달콩 운영하는 작은 가게다. 이곳의 안방마님 정헌주 씨는 부여가 고향인 남편을 따라 2014년 이곳에 왔다. 부여에 오기 전 헌주 씨는 인천과 서울지역에서 12년 동안 외식업계에 종사하며 탄탄한 실력을 쌓았던 전문가로 일했다. 실제로 현재 ‘다시, 봄’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소스도 직접 제조하고 있다. 


     젓갈가게를 하는 시부모님의 일을 남편과 함께 도왔지만, 헌주 씨는 부여에 정착한 청년으로서 본인의 장점을 살린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결혼과 출산이라는 과정을 겪다 보니 경력이 단절되는 것이 아까웠어요.”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청년몰이라는 공간을 알게 돼 이것저것 서류를 준비하며 가게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군청에서 실시하는 청년몰입점자 면접도 최고점수로 합격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준비한 ‘다시, 봄’이 문을 연지 벌써 1년이 다 돼 간다. 그간 12년 동안 갈고 닦았던 실력을 발휘하며 성실하게 일했다. 기본적인 재료준비부터 소스, 피클 등을 손수 준비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믿고 꾸준히 찾아주는 단골들도 많이 생겨났다. 



     ‘다시, 봄’이라는 가게 이름은 정헌주씨 부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녀를 출산했지만, 아이가 많이 아팠다. 아이를 지키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며 의학의 힘을 빌렸지만 아이는 부부의 곁을 떠나 하늘의 천사가 됐다. 아이를 보내기까지 헌주 씨 부부는 말 그대로 ‘얼어붙은 겨울’과도 같은 힘든 시간들을 견뎌내야 했다. 이 가게는 그토록 추운 겨울을 보낸 헌주 씨에게 부부에게, 이를 모를 누군가에게 언제나 ‘다시, 봄’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헌주 씨는 이곳이 단순히 파스타를 만들어 파는 곳이 아니라 좀 더 특별한 곳이 되기를 희망한다. 헌주씨가 힘든시간들을 견뎌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처럼,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봄’ 같은 공간이 되는 것이 그녀의 큰 바람이다.



    “최종적인 목표는 농가맛집을 만드는 거예요. 내 아이가 아파서 하늘로 간 것처럼 아픈 아이들을 위한 건강한 재료로 요리를 하고, 그 가족들 혼자만의 싸움이 되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 함께 이겨내는 거죠. 치유의 음식과 식문화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다시 ‘봄’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믿어요.”


     그녀는 언젠가 부여의 깊은 마을에 자리를 잡고 텃밭을 가꾸며 ‘내 새끼에게 먹인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메뉴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꿈을 꾼다. 몇 년 전과 다르게 부여의 땅값이 올라서 좀 더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꼭 해내겠다’는 그녀는 매일같이 ‘내 새끼’에게 먹일 파스타를 정성스레 만들고 있다. 


    “좋은 사람들과의 교류로 얻는 치유는 삶의 방식을 바꾸게 하죠. 부정적 관점들을 반대로만 생각해도 우린 함께 ‘다시, 봄’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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