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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집을 지켜주는 부여의 '가정신앙'
    러블리인문학 2018. 11. 29. 19:00

    제액초복을 위한 소 코뚜레와 부적(장벌리 장재울) /출처:부여군지


     1960∼1970년대 부여지역은 가정신앙으로, 대개 음력 정월과 시월에는 집집마다 독경쟁이를 불러다 안택(365일 재수대통하라는 의미로 음력 정월 혹은 시월에 날을 잡아하는 재수굿)을 했다. 


     이때 집을 짓고 지키며 집안의 모든 일이 잘되도록 관장하는 집안의 최고 신 성주(主)를 처음이자 대표로 삼아 집안의 여러 신령들을 정성껏 받들어 모셨다. 


     또, 음력 정월과 시월에는 ‘보름떡’, ‘가을떡’이라 부르는 떡시루를 정성껏 마련해 집안의 안주인이 집안의 여러 신령들을 위했다. 특히 정월에는 요왕제와 서낭제, 거리제 등을 많이 지냈다고 전해진다. 평소에는 당산과 칠성을 가장 많이 위했다. 조왕은 음력 정초에 풍물굿을 칠 때나 안택굿을 할시루떡을 할 때 위하지만, 조왕보다는 당산에 더욱 정성을 들였다. 삼신도 출산과 육아와 관련해서는 정성스레 모셔지지만 평소에는 당산에 집중돼 있다. 터주, 터주단지라는 말보다는 당산이 더욱 보편화되어 있다. 


     그밖에 집안의 특수 상황에 따라 모셔지는 왕신에 대한 생각은 비교적 보편적이었다. 참외나 수박 등을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이들의 성공적인 수확을 위해 간단히 밀개떡 등을 준비해 ‘참외제’나 ‘수박제’도 지냈다. 가정주부들은 갑자기 생기는 잔병은 ‘잔밥각시’를 먹이거나, ‘동토잡이’를 함으로써 치유하려고 애썼다.


     또한, 집안의 신령들에게 너무 지극 정성이면 신령들도 길들여져서 조금만 소홀해도 삐칠 수 있으니 적당하게 정성을 쏟아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신령의 태도도 인간이 하기 나름이라며 처음부터 많은 제물을 마련해서 위한 신령은 조금만 잘못해도 탈이 나지만, 처음부터 소탈하게 모신 신은 별 탈없이 넘어갈 수 있다고 믿기도 했다. 


     이들은 어떤 영험도 없는 무생명체도 사람들이 염원과 정성을 자꾸 쏟으면 신령스러워진다고 믿었다. 사람들의 기도에는 큰 힘이 있다고 여긴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집안의 신령들도 처음에는 도움이 안되지만, 시간이 지나 염원과 정성이 축적되면 영검한 집안의 신령으로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참고문헌:부여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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