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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의 문턱을 낮추다
    러블리부여인 2017. 8. 15. 20:37





     북적거리는 부여 아울렛 조그마한 언덕을 넘어 한적한 도로를 지나다 보면 길 한쪽에 자리 잡은 작은 정원과 황토벽의 ‘서궁 갤러리’를 만날 수 있다. 방울토마토가 붉게 익어가고, 빨간 우체통이 편지를 기다리는 정원을 따라 들어가면 왼쪽엔 전시갤러리 공간, 오른쪽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카페 공간이 있다. 물론 양쪽 모두 그림은 가득하다.  



     서궁 갤러리의 주인은 임경자 씨다. 경자 씨는 고향인 합정리를 떠나 서울에서 그림 공부와 전시회 등 예술 활동을 다년간 이어온 예술가다. 그런 그녀가 부여에 정착하기 위해 작업실과 갤러리, 그리고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한 곳이 ‘서궁 갤러리 카페’다.






     그녀는 초등학교 미술 시간이 참 좋았다. 미술 시간 한두 장 그리던 그림을 보고 선생님이 하루 한 장씩 따로 숙제를 내주고 조금씩 그림을 봐주던 것이 그림과의 첫 인연이었다. 매일 작은 손으로 그려내던 어린 초등학생은 이제 고향인 부여에 정착해 부여의 많은 이들에게 언제든지 보여주고 음식이나 커피를 내어줄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마련한 예술가로 자라났다. 



     경자 씨의 하루 일과는 무척 바쁘다. 처음 부여에 내려올 당시만 해도 서울팀과 함께 전시교류전도 하고 기타나 오카리나 연주회 등 개인 작업 시간도 상당량을 가지려 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가게 운영시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요즘은 주방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 애초의 계획과는 달라진 것도 많아졌다. 





     그녀는 서궁에서 그림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데생부터 수채화, 유화 등 개인레슨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아무래도 농가 일로 바쁘고 전적으로 그림에 시간을 투자하기가 어려운 분들인지라 숙제가 있어도 못 해 오는 때가 많아 기초를 닦는 데 오래 걸린다. 처음엔 일주일에 몇 번, 시간을 맞춰두고 진행했었는데 여러 가지 여건상 어려워 최대한 배우는 이에게 맞춰주고 있다. 그래도 그렇게나마 그림이라는 문화에 관심을 두고, 경자 씨 본인도 그럴 때 연필이라도 한 번 더 잡으며 오히려 작업에 재미를 느껴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한다.





     그런 경자 씨가 부여에 와서 느낀 것은 전시회를 한다고 해도 오가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었다. 연계된 사람들이나 외지사람들은 오는데 오히려 주변인들은 ‘그런 건 잘 모른다’며 오가려 하지 않았다. 그나마 어린 친구들은 별다른 거부감이 없는 편인데 어른들에게는 아직 ‘전시회’라는 것에 대한 문턱이 높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녀는 서궁 안에 조그맣게나마 갤러리 공간을 만들고 카페 내에 그녀의 그림을 곳곳에 배치했다. 카페의 의자나 식탁도 모두 경자 씨의 손을 거쳤다. 나무에 직접 색을 칠해 독특한 멋을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식사를 하면서 벽에 걸린 작품이나 식탁, 의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손님도 많이 찾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벽에 걸어둔 그림이나 갤러리를 둘러보시고 상세하게 질문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아무래도 문화에 관심이 없으신 분들, 특히 그림은 더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이렇게 접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드리려고 해요.”





     경자 씨는 조금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현재보다 좀 더 큰 전시장을 개방에 더 많은 그림을 걸어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임을 갖는 그런 누구나 그림도 배울 수 있는  편안히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문턱 낮은 전시‧문화 공간 ‘서궁 갤러리 카페’를. 


    “조금이나마 부여의 문화발전에 기여하고 싶어요. 보는 눈이 넓어지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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