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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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산면 운치리-면소재지 그 풍경러블리타운 2017. 11. 1. 23:26
부여군 내산면 운치리. 대창정류소. 시외버스라고 불리던 직행을 타기 위해서 이 곳은 사람들로 붐볐다. 지금은 문이 굳게 닫혔다. 농어촌버스 시간표와 우측 끝에 우표 간판이 보인다. 이런 구멍가게들은 우표를 외상장부 가운데나, 금고 안쪽에 보관해뒀다. 우표모으기도 좋았지만, 필통에 열장씩은 가지고 있어야 든든하던 시절이 있었다. 매일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이나, 유행가 악보집 뒷편에 나오는 연예인 소속사, 펜팔을 원하는 이들의 목록을 보고 사정 없이 편지를 써댔던 시절이다. 시외버스 시간표. 충남여객 내산정유소 현판은 이제 유물이다. 오래된 벤치나 출입문도 아주 오래전 그대로다. 샷시라는 게 나오기 전에 목공소에서는 이런 것들을 제작해 팔기도 했다. 나무로 짜인 창문 겉에 방범창이 있다. 시골도 삭막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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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산면 저동리-쌀바위마을러블리타운 2017. 11. 1. 22:04
저동리 입구. 미암사 이정표가 서 있다. 부여군 내산면 저동리. 수더분한 마을의 모습이다. 내산초를 지나 삼진산업을 끼고 마을로 들어설 수 있다. 저동리 앞을 흐르는 천. 감나무 잎이 아직도 무성하다. 팔랑개비가 돌아가는 저동리 입구의 한 식당 마당. 마당에 아기자기한 것들이 있다. 직접 만든 듯한 그네벤치도 있다. 이 식당 주인은 연고도 없이 전국 방방곡곡을 뒤지다 부여를 택했다. 맛있는 돈까스 전문점이다. 곤졸라피자도 저렴하면서도 맛있다. 이 마을도 돌담이 많다. 외산 반교리처럼 집중돼 있지는 않지만 내산과 외산을 이어 석산이 산세를 구성하고 있는 까닭같다. 돌담집 앞에 서리태가 한 가득 놓여있다. 잠시 후 노파가 이 더미 앞에 앉아 잘 말린 서리태를 투드리기 시작했다. 돌담을 타고 호박이 넝쿨째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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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산면 주암리- 1400살 먹은 은행나무러블리타운 2017. 11. 1. 16:41
내산면 주암리는 은산과 경계를 이루는 축융봉(祝融峰) 아래에 자리한다. 내산면은 대부분 돌산이 많다. 주암리 은행나무는 1400년의 역사를 안고 있다. 백제시대 웅진(현재 공주시)에서 사비(현재 부여군)로 도읍을 천도했던 성왕이 좌평 맹씨에게 이 나무를 내렸다는 기록이 있다. 큰 은행나무를 카메라에 담기는 쉽지 않다. 뒤로 수십 걸음 물러나야 그나마 이 정도의 모습을 수평구도로 잡을 수 있다. 전염병이 돌았을 때, 이 마을만은 화를 당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나무를 영목(靈木)으로 여기고 정월 초 사흩날 이곳에서 향단제를 지내는 풍습이 아직까지 내려오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320호인 주암리 은행나무는 그 둘레가 무려 12m나 된다고 한다. 어지간한 성인남성 대여섯이 손을 이어 잡아도 그 끝이 닿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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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의 노을을 아름답게 하는 방식러블리부여인 2017. 11. 1. 00:37
어린이가 된 어르신들과 하루를 보내기 위해 장수요양원 김응태, 추영희 부부는 오늘도 화이팅을 외친다. 부부가 처음부터 요양원을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20년 전 김응태(60)씨가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당시 김응태 씨가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됐을 때, 참 와 닿았던 모습이 있었다. 바로 옆 침대를 사용하던 환자가 간병인 하나 없이 버거운 몸에 매일 끙끙대는 모습이었다. 환자가 혼자였던 것도 아니었다. 자녀가 5남매가 되는데도 그 누구도 아비를 간병하는 이가 없었던 까닭이었다. 그는 자신의 몸도 버거운 와중에, 옆 환자를 부축하느라 제대로 쉬지 못하는 날이 허다했다. 김응태 씨는 “그 때 나중이라도 어르신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까 고민하는 계기가 됐어요”라고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