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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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일정(六一亭), 활을 내다러블리인문학 2018. 5. 26. 17:04
오후 2시. 초여름 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시각. 백제교 다리 밑에 모여든 이들은 바른 자세로 앉아 있다. 벗들을 만나면 떠들기 일쑤인데, 이들은 무엇을 위해서인지 그저 점잖은 자세로 무언가를 기다린다. 궁사들에게 추위와 더위, 악천후 등 변덕스런 날씨는 그저 시위를 당길 때 고려해야 할 계산의 일부다. 차들이 다리 위를 지나가며 덜컹대는 소리도, 변덕을 부리는 백마강 강바람도, 처음 마주친 이가 어슬렁대는 것도, 정신을 집중하는데 전혀 방해의 요소가 되지 못한다. 남영공원 육일정을 놔둔 채, 이름 석자만 들고 천막 하나에 의지하며 백마강변으로 나온지 1년 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곳을 나오기란 여간 여러운 일이 아니었다. 수십 년을 지냈던 보금자리를 선뜻 내놓기란 궁사들 사이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