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속으로 사라지는 부여 관북리(3)

공터 사이에 빈집이 있었다. 셋방살이를 했던 집들인 듯 했다. 방 안으로 들어가니 옛날 형광등이 눈에 들어왔다. 천장도 쥐들의 운동회가 열렸을 법한 합판으로 돼 있었다. 지금은 이런 형식의 집은 없다. 형광등에 초크도 달려 있다. 초크가 없으면 형광등이 점등되지 않는다.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반가운 손님을 발견했다. 2005년도 제3회 부여서동연꽃축제 홍보용 부채다. 당시 연꽃축제는 며칠하지 않았다. 부여는 백제문화제도 지금처럼 오랫동안 개최되지 않았다. 고작 4~5일 수준이었다. 서동과 선화 캐릭터는 민선 2기~3기 사이에 만들어졌다. 

식용색소다. 보원식품이라는 곳에서 만든 것인데, 표지가 옛 마스터인쇄 방식이다. 3도 색상으로 빨강과 파랑 노랑을 조합해 흰 종이에 인쇄한 것이다. 이런 디자인은 국내에 텔레비전이 전 국민들에게 보급됐던 1960년대 중반부터 80년대까지 주류를 이뤘다가 인쇄 기술이 발달하면서 점차 사라져갔다.

구드래 초입에 있는 오래된 여인숙 건물이다. 1층에는 식당이 있었다. 정확히 기억나는 바는 없지만, 장기투숙을 하는 사람들이 있던 곳이다. 마지막 숙박업 영업은 '황토방여인숙'으로 했었던 것 같다. 외부는 지금의 색으로 페인트를 칠했고, 내부시설을 정비해 영업했었다. 

삼정식당은 오래 된 부여 맛집이다. 냉면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구드래 초입에 있어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드나들었던 곳이다. 간판은 근 10년 사이에 교체됐다. 예전방식을 그대로 이었지만 시트를 사용하고 입체를 줬다.

금천식당과 사비아구도 자리를 옮겼다. 이 건물들은 아주 오래됐다. 50년대 중 후반에 지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식당들은 전면과 내부를 수리해가며 운영됐다. 금천식당이 사용하던 어항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콘크리트 미장에 타일을 붙여놓은 방식이다. 금천식당은 참게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부여읍내에서 참게요리를 오랫동안 해 온 집이다.

사비아구는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아구찜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