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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제역사 통합놀이, ‘내일’의 부여를 말한다
    러블리부여인 2017. 5. 22. 16:23

    공방카페 수 김준현씨 “부여를 이야기하는 할머니 되고파”


     국립부여박물관 맞은편에 자리한 공방카페 수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물씬 느껴지는 온기는 공방카페와 부여, 그리고 백제에 대한 김준현 씨의 애정을 담고 있다.




     “나이를 먹으면 박물관 같은 곳에서 부여 이야기를 풀어가는 할머니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녀가 처음부터 재능을 발견했던 것은 아니다. 평범하게 은행 일을 시작했던 그녀는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다정다감한 성격에 맞게 보육교사로 일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시아버지가 병환으로 쓰러지게 되면서 방과 후 수업으로 생업의 방향을 틀게 됐다. 


    이때 우연히 동화 구연 프로그램 교육을 듣게 되면서 부여도서관과 인연이 닿아 2009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 어린이집이나 여러 교육 기관 등 안다닌 곳 없이 활동하게 됐다.


     그녀는 백제에 대한 큰 애정을 백제문화제나 서동연꽃축제에서 동화구연으로만 풀어나갔던 부여의 아름다운 서동선화의 사랑이야기를 인형극으로 만들기도 했다. 


     대전까지 여러 번 움직이며 녹음도 하고 50cm에 달하는 파이프와 한지로 만든 관절 인형으로 5~6명이 별도의 수입도 없이 시간만 되면 기름 값만 받고 그야말로 ‘출동’이었다. 


     그러나 애정만으로 시작했던 일임에도 각자 가정일, 시간여건 등의 사정을 맞추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1~2명이 인형극을 할 수 있게 작게 제작해보려고도 해봤지만 이 또한 어려워 그만두게 돼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도 동화구연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지만 활동의 폭은 좁게만 느껴진다.




    “박물관에 오시는 분들도 ‘끝나면 연락해’라는 말을 끝으로 어른들은 카페에 앉아 있고 아이들만 들여보내요.”


     부여에 거주하는 이들은 박물관에 한 번 가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런데, 아이들과의 나들이에서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문화재나 유물과 관련된 대화는 사라졌다. 문화가 단조로워 진 것이다. 준현씨는 아이들에게도 재미있게 연령에 맞는 이야깃거리가 구연식의 해설로 다가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여에는 문화재가 이렇게나 많아. 이렇게 아름다워 그러니 올 테면 와’라는 식의 관광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점점 체감했다. 리조트나 아울렛에는 사람이 넘쳐도 부여 시내나 박물관, 문화단지에는 오히려 사람이 없다. 이런 것들 재밌게 풀어가고 싶어서 공예도 시작하게 됐다.



     “백제에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통합 놀이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공방카페 수를 가득 채운 소품은 하나하나 그녀의 손이 가지 않은 물건이 없는데, 서랍장이며 의자, 테이블, 가방, 테이블 보 심지어 선반까지 모두 수작업을 거쳤다.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가 좋았다는 그녀는 현재 수제청, 답례품, 퀼트소품, 천연염색, 디퓨저 캔들 및 비누, 토탈공예 및 소품, 규방 자수, 섬유공예, 방향제 등 취미과정부터 자격과정, 원데이 클래스 등 이제는 못하는 것을 손에 꼽을 정도다. 


     공예는 전업주부로 지내며 동화구연을 병행하던 시기, 풀잎문화센터를 인수하던 지인이 손재주가 있던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그때부터 자격증과정을 시작하면서 강사도 하게 됐다. 그러면서 공방에도 손을 댔다. 



     카페공방 수는 2016년 11월께 열었다. 한번은 박물관에 온 일본 분들이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런데 들어오자마자 공방에 있는 ‘도라에몽’이나 ‘빨간머리 앤’ 등의 캐릭터를 보고 너무나 좋아했다는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고 그녀는 너무나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고 한다. 물론 작업실의 개념이었지만 우리 것을 기본으로 갖췄어야 했는데 카페 성격으로 많이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첫 목적이었던 체험개념의 공간에 대한 고민을 되풀이했다. 백제의 고도문화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백제에서 놀자’와 함께 의기투합키로 했다. 문화유산으로 아트, 공예 등 ‘놀이’라는 콘텐츠로 전국 어디에도 없는 문화프로그램을 만들어보려고 준비 중에 있다. 



     예술인들과 함께 세계문화 유산을 포함한 나무놀이나 연령대에 맞춘 천연염색, 정림사지나 금동대향로를 바깥에서 그림으로 그리거나 그림자놀이, 부여8미를 이용한 초콜릿 등 놀이문화공간만 있다면 충분히 헤리티지 아트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아트 놀이로 풀어나가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체험 위주의 수업 경험을 토대로 문화상품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해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내려고 한다. 가장 기본이지만 그것만큼 효과가 뛰어난 것도 없다. 이것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관건이기에 기획, 계획, 실행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진행을 위해 이들은 오늘도 머리를 맞대고 ‘내일’을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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