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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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으로 유명했던 외산면 만수리(4)러블리타운 2017. 7. 25. 00:21
미용실 간판을 봐도 얼마나 오래됐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2층에서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철재로 돼 있다. 아주 오래돼 보이는 2층 벽면은 플라스틱 슬레이트로 바람을 막으려 둘러친 것 같다. 꽤 오래 전에 있었던 분식집이었던 것 같다. 처음 본 곳이지만, 골목 입구에 아직도 간판이 달려있고, 골목 안쪽에 문이 있다. 지금은 비어있는 의원건물이다. 무량사로 올라가는 길목이다. 가로수 길목은 참 아름답다. 지형이 그런 것인지, 아니면 어떤 계획이 있었는지, 서쪽으로 정열돼 심겨 있는 나무들은 넘어가는 따가운 햇살을 잘 막아주고 있다. 만수리는 무량사와 만수산 뒤편 자연휴양림 일부까지가 범주에 속한다. 면소재지부터 북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김시습의 영정과 부도가 있는 무량사가 자리하고 있다. 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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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으로 유명했던 외산면 만수리(3)러블리타운 2017. 7. 25. 00:07
외산면 만수리는 연주현씨(延州玄氏)와 남평문씨(南平文氏)의 집성촌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탄광이 발달하면서 면소재지로 그 위세가 대단했다. 이곳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인구가 1,600여명이나 됐다. 외산면 전체 인구의 30% 가량이 살았던 곳이다. 지금은 폐광 이후로 한적해 진 시골마을일 뿐이다. 그래도 소재지라 어지간한 유락시설은 갖춘 편이다. 이 사진은 석재공장이다. 돌을 자르는 공장인 듯 하다. 외산은 청양과 보령의 경계지역이다. 농어촌버스와 직행버스가 이곳을 경유한다. 종점마트 앞에 놓인 장난감 기계. 학교 앞에서 늘 보던 캡슐뽑기인데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 "승차권을 미리 준비하시오" 아주 오래된 간판이다. 철재에 종이로 글씨를 뜬뒤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뿌린 것 같다. 보령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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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으로 유명했던 외산면 만수리(2)러블리타운 2017. 7. 24. 23:57
해는 아직 중천인데, 장터 넘어 기와지붕을 발견했다. 돌이 많은 동네를 드러내 듯 돌로 쌓아올린 굴뚝도 보인다. 슬레이트 지붕 너머로 등나무와 전기선이 전봇대에 얽키설키 있다. 등나무 줄기는 아래서 쳐내고 윗부분은 못건드린 듯 하다. 혼자서는 절대 살아가지 못하는 등나무와 아무런 인연이 없을 듯한 전봇대는 전기줄과 함께 오랜 인연을 맺었다. 기와지붕을 가진 곳은 만수리성당 부지 내에 있었다. 아마도 사랑방인 듯 보인다. 강아지가 마루를 지키고 있는 걸 보니 누가 잠을 자는 곳은 아닌 듯 싶다. 만수리성당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소였다. 공소는 신부가 상주하지 않는 곳이다. 그런데 어느새인가 성당으로 명칭이 바뀌었는데, 사제가 있다는 얘기인 듯 하다. 외산119안전센터다. 외산은 출동하기 꽤 까다로운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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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으로 유명했던 외산면 만수리(1)러블리타운 2017. 7. 24. 23:46
부여군 외산면 만수리. 동네가 제법 컸다. 아랫쪽은 면소재지로 발달돼 있고, 북쪽 골짜기에는 무량사가 있다. 외산면 만수리는 연주현씨(延州玄氏)와 남평문씨(南平文氏)의 집성촌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탄광이 발달하면서 면소재지로 그 위세가 대단했다. 이곳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인구가 1,600여명이나 됐다. 외산면 전체 인구의 30% 가량이 살았던 곳이다. 면소재지부터 무량사 입구까진 계곡형태다. 만수리는 중심이 되는 임수대, 개축이, 동구, 부도가 있는 부둣골, 북두머니, 북두리라는 마을도 있고, 안뜸 등의 자연부락이 형성돼 있다. 면소재지가 있는 아랫쪽이 임수대인 듯 하다. 아니면 수리바위 부근이 임수대일 수도 있다. 농협창고 외산장터는 장옥이 새로 지어졌다. 이곳은 냉동창고도 더러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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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장으로 들썩들썩했던 구룡면 논티고개(4)러블리타운 2017. 7. 3. 00:34
마지막으로 논티고개에서 살펴볼 곳은 150년 된 구룡슈퍼 건물이다. 2층 형태로 돼 있는 이 집은 특이하게도 2층에 각 면마다 여닫이 문이 있다는 점이다. 또, 지금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구멍가게의 풍경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부여를 오면 주변 '금사리 성당', 미암사 쌀바위 등을 지난다면 이곳을 꼭 들러 '봉봉' 한 캔씩 마셔보길 추천한다. 아로나민 골드는 정말 효자다. 예전에 저 약이 없던 집이 없을 정도였는데, 항상 남은 케이스는 집집마다 중요한 것들을 보관하는 용기로 재활용됐다. 그 위로 보이는 오래된 외상장부도 인상적이다. 어찌됐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면 이 곳은 논티라고도 불리고 논치라고도 표현된다. 바로 꿩치자를 쓰기도 하는데, 꿩이 매를 피해 숨어 알을 품은 풍수지리적 형상을 가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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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장으로 들썩들썩했던 구룡면 논티고개(3)러블리타운 2017. 7. 3. 00:19
누구의 손자욱일까. 이 고사리 손자국을 남긴 이들은 지금 얼마나 성장했을까. 누구도 지우지 않고 남겨놓은 비갠 오후에 아이들의 장난 섞인 기록이 오늘 날 이 곳에 담겼다. 이들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하게 든다. 논티고개 도로변에 삐닥한 집들. 길은 높아져도 가장 낮은 지대를 따라 수평을 맞추고 집을 지었다. 예전 방앗간 자리였다보다. 대들보도 그대로 남아있고, 귀한 간판도 남았다. 예전 구룡농협 건물이다. 그 맞은 편에 위치한 중앙약방은 언뜻 보기에 농약방인 줄 알았다. 간판은 약업사라고 돼 있는데, 한약을 유통한다는 뜻이다. 논티 삼거리를 지키고 있는 백만불 정육점. 저지대에 자리 잡았는데, 지금은 보기 힘든 냉장 쇼케이스가 바깥으로 돌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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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장으로 들썩들썩했던 구룡면 논티고개(2)러블리타운 2017. 7. 3. 00:03
마을 풍경이 수수하다. 유독 이 마을에는 오래된 건축물이 많고, 처마 속이 훤히 들여다 보여서 셔터가 눌러진다. 김학원(77)씨는 이 마을 토박이다. 지금은 몇 남지 않은 사람들 중 하나다. 정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었고, 그만큼 융성했던 마을이 지금은 모두 떠나고 휑하기만 하다. 정 서향을 바라보고 있는 집이다. 텃밭이 꽤 큰데,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다. 이 주변 집들은 모두 비어있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너댓채는 된다. 활용적인 측면에서 너무 아깝다. 곧 이어진 길목에서 만난 오래된 건물은 참으로 신기해보였다. 아주 오래 전에 공장 같은 것으로 활용됐던 곳이라고 한다. 노인회관 우측에 자리하고 있다. 이 건물은 공장의 사무실이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건물이 가장 보존상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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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장으로 들썩들썩했던 구룡면 논티고개(1)러블리타운 2017. 7. 2. 23:43
구룡면 논티(論峙)는 명당자리가 많다고 한다. 자연부락인 논티리의 논티와 다부내, 동편, 서편마을은 논티고개를 중심으로 모여있다. 논티라는 이름에 대한 유례는 여러 설이 있다. 그 중에 다부내와 관련된 설과 자연발생적인 농업환경으로 이뤄졌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다. 논티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게 바로 300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이 느티나무다. 아름드리의 그늘이 어찌 그리 큰지 마을 사람들 수십 명은 거뜬히 둘러 앉아 여름 날의 더위를 피했을 것 같다. 지금은 도사견 네 마리가 지키고 있는 이 곳은 원래 정육점이었다고 한다. 오래된 건물 외벽을 타일로 마감했다. 셔터가 양쪽으로 모두 열려 있던 그 시절에 고기가 주렁주렁 걸려 있고, 논티장을 나온 사람들이 조금씩 신문지에 싸다가 가져갔을 풍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