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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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의 밤 풍경-구드래조각공원러블리타운 2017. 10. 30. 20:44
구드래의 야경은 한가롭다. 그보다 단아롭고 고요하다. 관북리유적지구의 늦가을 밤 풍경은 고요하다. 8시 밖에 되지 않아 늦은 저녁이지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산책하는 이들은 보기 힘들다. 공원 입구에 단촐하게 놓인 조명들은 그나마 위안이다. 더 밝혀야 하지만 지역 특성상 무엇하나 놓으려 해도 문화재청의 심의를 받느라 고달프다. 공원 중간 쯤에 위치한 주막과 민속촌은 한 때 많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하며 감성을 자극한다. 작품마다 조명이 운치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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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여행] 구룡면 태양리의 어느 가을 오후(3)러블리타운 2017. 10. 16. 23:48
옹벽길을 지나 언덕을 넘자 태양리의 북쪽 마을로 들어왔다. 태양리는 일력, 작교, 장승배기라는 자연부락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 중 하나로 추측된다. 행정구역상 태양리의 가장 북쪽지역이다. 논에는 막 추수를 시작하려 콤바인이 대기 중이었다. 마을 능선 위에 자리한 특이한 집이 보인다. 입구에 있는 돌에는 '꽃향기 꽃내음'이라는 글과 '전망이 좋은 집'이라고 써 있었다. 정확히 펜션인건지, 식당인지 모르겠다. 추수가 한창인 길가에 잎 몇개 달랑 달아놓고 탐스러운 주홍빛을 뽐낸다. 팥이 가을 오후 햇살에 잘 말라가고 있다. 덤불 옆에는 길죽한 호박이 누워 잠을 청하고, 집 앞에 놓인 의자는 이 집 주인네가 앉아 경치를 감상하는 곳이 틀림 없어 보인다. 장작을 가지런히 쌓아놓은 솜씨가 이 집 주인이 보통 깔끔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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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여행] 구룡면 태양리의 어느 가을 오후(2)러블리타운 2017. 10. 16. 21:22
태양리 벽화마을 뒷편 구릉은 밤나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나무와 참나무도 적지 않지만 밤나무를 많이 만날 수 있다. 북쪽 구릉으로 넘어가는 길에 만난 가을 들꽃을 만났다. 남향을 하고 있는 빈집이 있다. 방 문이 그대로 드러난 옛날 방식 주택이다. 방 문을 판자로 굳게 막아놨다. 세상에서 아주 작은 감이다. 일반 감의 1/3수준 밖에 되지 않았다. 이 구릉 끝은 막다른 곳이다. 꼬마 감나무를 헤치고 산으로 올라가거나 되돌아가는 방법 밖에 없다. 산 길을 택하고 나뭇가지에 몸을 숙이니 갖은 열매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랜만에 뱀딸기도 구경하고 도토리도 한움쿰 집을 수 있을 정도로 많았다. 묘지 위쪽에는 토지지신이라는 비와 제단이 있었다. 낮은 구릉이라 다행이었다. 금방 길을 찾아 내려올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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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여행] 구룡면 태양리의 어느 가을 오후(1)러블리타운 2017. 10. 16. 20:56
가을의 마지막 들녘을 품은 부여읍 구룡면 태양리. 보령을 지나는 길목에 자리한 낮은 구릉지대에 있는 마을이다. 구룡면의 소재지다.아주 적은 상권을 형성하고, 농업과 임업을 주로 삼고 있다. 구룡삼거리와 맞닿은 태양리 마을 주택은 벽화로 잘 꾸며져 있다. 발길을 자연스레 이끈다. 이 지역은 태양리 중에서도 주택이 나름 신식이다. 여기에 벽화까지 안고, 담넘어 감과 호박꽃이 고개를 내민다. 벽화길을 따라가다 보면 담쟁이가 기품있게 시들어 있다. 벽화가 마을 전체를 덮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벽화마을 뒷 길로 따라 올라가다 보면 왼편과 건너편이 낮은 구릉지대로 돼 있다. 안쪽은 정 서향으로 구릉지대보다는 다소 높게 형성돼 아주 포근하다. 그럼에도 주택은 남향으로 많이 구성돼 있고, 벽화마을은 동쪽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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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을 언덕 위에서 품다 : 구경정(九庚亭)러블리타운 2017. 9. 19. 01:00
구경정은 부여군 세도면 간대리 다그니나루 윗쪽에 있다. 낮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다. 간대리에 사는 경인년(1890년) 출생 동년배 9명이 1931년에 지었다고 한다. 지금 서 있는 정자 뒤로 옛 정자가 있으나, 노후 돼 2009년 7월 현재의 자리에 그 뜻을 기려 다시 지어졌다. 이곳은 금강을 바라보고 있으며, 맞은 편은 전라도다. 특히, 주변 조경과 바위가 잘 어우러져 경치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 특히, 일몰도 볼 수 있어, 해넘이에 그만이다. 신구경정건립기다. 2009년 7월 7일자다. 연밥이 주루룩 가을볕에 잘 마르고 있다. 구경정에서 시작된 강변데크의 끝인 나르메산방이다. 구경정 영상 2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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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모아들이는 힘, 은산리의 기운은 꿈틀거린다러블리타운 2017. 9. 12. 00:24
은산리는 경제적 쇠퇴를 겪은 시골의 여느 중심지처럼 보이지만, 부흥의 기운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백제가 패망하고 부흥군이 모여들었던 곳이 은산리 일대다. 지금의 은산리 지역은 아니겠지만, 경둔리와 대양리, 각대리 지역에 숨어들어 준비를 했을 것으로 본다. 실제로 당나라 군사가 물러간 뒤에 신라가 안정화작업을 하는데 시간이 무척이나 오래 걸렸을 것이고, 백제의 잔여 세력이 모여들어 있었다면 쉽게 접근치 못했을 상황이다. 부흥군은 수년 동안 은산리 일대의 농토를 활용하여 군비를 확충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백제부흥군을 달래는 '은산별신제'로 이어진다. 은산리는 아직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것은 옛부터 내려오는 문화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기운이 쇠락한 듯 싶지만, 다시 꿈틀거리는 기운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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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恩山)은 은산(隱山)이었다러블리타운 2017. 9. 12. 00:13
은산면의 중심 소재지인 은산리. 지금은 은혜로울 은(恩)자를 쓰지만, 예전에는 산속에 숨어 있는 마을이라는 숨길 은(隱)자를 썼었다고 한다. 행정구역상 신대리와 함께 중심지를 이루고 있는데, 은산리 산 아래 몇 집만이 있었다고 해서 그렇게 불렸다는 기록이 있다. 은산리는 북서쪽에서 남서쪽으로 흐르고 넓은 평야지대가 있다. 그래서인지 마을은 농경사회를 이뤘던 신석기 때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보통 지역이 아닌 것은 주변에 산세가 큰 둘레로 휘감싸 안고 있고, 비옥한 토지까지 펼쳐져 있었다. 특히, 은산면 자체가 골짜기가 이뤄진 대양리와 장벌리 등을 곁에 두고 있어 칠갑산의 산세가 이곳까지 다다르고 있다. 그랬던 만큼 많은 사람들을 모이게 한 장소다. 조선시대에는 관청에서 말을 관리하던 역말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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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리 앞 따라 흐르는 금강 비단의 가을 풍경러블리타운 2017. 9. 5. 01:00
부여읍 정동리 앞 금강은 예전에 큰 나루터가 두 개나 있었다고 한다. 하나는 호암리 범바위가 보이는 곳에 있었고, 다른 하나는 그보다 상류쪽인 자왕리와의 경계부근에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범바위가 보이는 곳을 범바위 나루라 부르고, 상류쪽에 있던 청양군 청남면으로 가던 나루를 독쟁이 나루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 정동리는 금강에 아름다운 풀이 그득하다. 가을의 색을 그대로 담은 듯한 이곳은 풀밭 사이를 걸으면 운치 있다. 아침에 안개와 함께일 때는 더욱 멋있을 것 같다. 특히, 범바위의 절경과 함께 감상하면 더욱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