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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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속으로 사라지는 부여 관북리(3)러블리타운 2017. 5. 30. 17:14
공터 사이에 빈집이 있었다. 셋방살이를 했던 집들인 듯 했다. 방 안으로 들어가니 옛날 형광등이 눈에 들어왔다. 천장도 쥐들의 운동회가 열렸을 법한 합판으로 돼 있었다. 지금은 이런 형식의 집은 없다. 형광등에 초크도 달려 있다. 초크가 없으면 형광등이 점등되지 않는다.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반가운 손님을 발견했다. 2005년도 제3회 부여서동연꽃축제 홍보용 부채다. 당시 연꽃축제는 며칠하지 않았다. 부여는 백제문화제도 지금처럼 오랫동안 개최되지 않았다. 고작 4~5일 수준이었다. 서동과 선화 캐릭터는 민선 2기~3기 사이에 만들어졌다. 식용색소다. 보원식품이라는 곳에서 만든 것인데, 표지가 옛 마스터인쇄 방식이다. 3도 색상으로 빨강과 파랑 노랑을 조합해 흰 종이에 인쇄한 것이다. 이런 디자인은 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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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속으로 사라지는 부여 관북리(2)러블리타운 2017. 5. 30. 16:50
방산슈퍼. 아주 오래된 건물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도 십 수년 전에 문은 다 교체한 모양이다. 그래도 간판은 남았다. 방산슈퍼 맞은 편 주차장 자리에는 '방산장'이라는 여관이 있었다. 영화 '신라의 달밤'에 나왔던 수학여행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식의 여관이었다. 마당에는 공연장 비슷한 것도 있어 단체관광객들을 맞곤 했다. 방산슈퍼는 방산장 맞은 편에 위치해 수학여행객들이 쉽게 찾았다. 그 시절 부여로 수학여행을 왔던 이들 중 누군가는 이 방산슈퍼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양철 함석이 찢어진 듯 매달려 있다. 위에는 옥상에서부터 내려오는 듯한 배관이 하나 빼꼼 내밀어 있다. 둘다 세월을 이기지 못한 모습이다. 옥상의 우수관과 양철 배관은 이 만큼만 남았다. 이 벽면들이 노출돼 있는 공터는 예전에 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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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속으로 사라지는 부여 관북리(1)러블리타운 2017. 5. 30. 16:24
왕궁터로 추정됐던 관북리 백제역사유적지구 앞 건물들에 대한 매입작업이 대부분 마무리 됐다. 왕궁터가 아니더라도 세계유산에 등재된 관북리백제역사유적지구 일대를 개발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다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십 년 된 관북리의 건물들은 관광산업이 부흥했던 그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해운대숯불갈비는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적어도 40년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 있던 해운대숯불갈비는 옛 장소 바로 우측에 있다. 원래는 좌측에 있던 자리는 손님들이 즐겨 찾았다. 맛도 있었지만 30여년 전임에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남달랐다. 커다란 창문이 뚫려 마당에 멋진 조경이 시원스럽게 보였다. 귀빈장과 해운대숯불갈비 사이에 공터는 쓰레기가 있었다. 유독 눈에 띄인 학교 의자. 예전에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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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당마을이 중심을 이뤘던 ‘합송리’러블리타운 2017. 5. 22. 15:17
부여군 규암 합송리는 마을은 도로가에서 넓은 평야를 끼고 새로 난 반대편 도로까지 나지막한 언덕에 형성돼 있다. 방위를 뜻하는 동부(東部), 서부(西部)도 있고, 송당(松堂)을 중심으로 송동(松東)과 송서(松西)도 있다. 또, 동네가 장구의 목처럼 생겨서 장구동이라 부르는 마을도 있고, 새터라는 지역도 있다. 합송(合松)은 소나무가 많다는 뜻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소나무가 꽤 많은데, 나무의 수 보다는 높게 하늘로 뻗은 나무들이 동네에 여기저기 군데군데 모여 있다. 오래된 미용실 담장 곁으로 넝쿨이 얼키설키 있고, 작은 도랑에 연탄재의 흔적이 가끔씩 눈에 띈다. 지금이야 지저분하다고 생각되지만, 옛 생활모습이라고 보면 향수다. 마을입구를 들어서면 우측에 솔밭이 또 나타난다. 그 주변으로 오래된 집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