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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센다이의 선물, 초남마키 씨
    러블리부여인 2018. 7. 26. 14:52



    초남마키씨는 일본에서도 미야기현에 속한 센다이에서 살았다. 그녀가 살던 곳은 센다이에서도 교포가 많이 살던 곳이었다. 그렇다보니 일본에서도 한국인과도 교류가 많았는데, 그런 가운데 지인의 소개로 현재 남편을 만나게 됐다. 


     당시엔 지금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시기가 아니었다. 때문에 이메일과 국제전화 등을 이용했다. 한국말을 전혀 알지 못하던 시기였기에 번역기를 이용해가며 해석을 했고 그래도 어려운 부분은 주변인의 도움을 받으며 1년의 연애를 이어갔다. 


     외국으로 떠나는 가족들의 걱정을 모르는 체하며, 그녀는 2006년 10월 결혼을 하며 한국에 첫 발을 디뎠다. 공항에 도착한 순간 ‘현실이구나’ 싶었다. 


    “연애할 때 이미 농사를 짓는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데이트를 때도 승용차를 타고 만나고하다보니 잘 몰랐거든요. 그런데 결혼을 결심하고 공항에 도착한 저를 데리러 왔을 때 화물차같이 큰 차를 가지고 왔었어요. 그때 덜컹하고 ‘이제 정말 진짜구나’하고 실감이 났어요.” 


     그녀는 한국에 와 3년간 시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지었다. 인삼, 벼 등을 키웠는데 한국말도 잘 못하던 상태에서 해보지 않았던 농사일을 하는 것은 꽤나 버거워 울기도 했다. 일본과 다른 시댁과의 거리관계도 힘들었을테다. 게다가 사람들의 문화적 성향 차이도 상당했다. 


    “한국인들은 정이 많아서 동네분들도 ‘어디가, 뭐 먹었어?’ 이런 걸 그냥 물어보시는데 처음엔 놀랐어요. 자세히 대답해야하는 건 줄 알고 매번 설명해드리기도 했고요. 일본에서는 개인적인 부분이기에 실례라고 생각해서 묻지 않거든요. 지금은 잘 알지만 그땐 당황스러웠어요.”


    당시엔 비슷한 시기에 결혼해 집에서 한국어 공부만 하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다. 그러나 일을 하면서 라디오도 듣고 같이 일하던 아주머니들과 대화도 하고, 관공서에 가서 직접 일을 겪다보니 한국어도 빨리 늘어갔다. 


     그렇게 적응을 해가던 도중 규암초에서 일본어 방과 후 수업 제안 연락이 왔다. 다문화센터 한국어교실을 통해 알게 된 선생님이 소개를 해주면서 얻게 된 기회였다. 한국에 와서 아이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게 된다는 건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그랬기에 두렵기도 했지만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매일같이 여러 가지 책들을 찾아보고 선생님들을 통해 정보나 자료 등을 수집하고, 모임도 찾아가며 열심히 수업준비를 한다. 때에 따라 책이나 PPT 뿐 아니라, 가끔이나마 아이들의 흥미를 찾기 위해 애니메이션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요즘은 학기에 새로 들어오는 아이들과 기존 아이들과의 진도를 맞추기가 어려워 분반에 대한 생각도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을 정도로 열혈이다. 



      그녀는 요즘 다양한 분야로 관심을 넓혀가고 있다. 일본에서 강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한국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법의 꿈 노트’라고 일종의 꿈 컨설턴트, 혹은 진로지도 쪽으로 봐야겠다. 심리 쪽에 관심이 있던 그녀가 한국에 와서부터 꾸준히 관심을 갖고 조금씩 공부를 하다가 작년에 일본에 가서 직접 취득한 강사 자격증이다.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일본에 있는 분들에게는 시간약속을 잡아 영상을 통해 강의를 하고, 한국에 있는 분들은 그룹별로 시간 약속을 잡아 직접 찾아가 강의를 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그렇지만 한국학생들은 공부에 많이 지쳐있는 것 같아요.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것들도 너무 많아서 본인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어른들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기회가 되면 학교에서도 한 번 수업을 해보고 싶긴 해요.”



     방과 후 수업, 출강, 공부, 집안일 등에 할 일이 태산과도 같지만 그녀는 3월부터 일본제품을 온라인상으로 판매하고자 온라인마케팅 교육을 꾸준히 듣고 있었다. 다양한 물품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면생리대’를 중심으로 관심을 갖고 있었다. 지난번 언론에서 ‘생리대’에 대해 큰 사건이 터지며 많은 이들이 일본 생리대에 대한 관심을 가졌고, 이는 그녀의 관심을 ‘면생리대’에 돌리게 만들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의 저와는 완전히 달라졌어요. ‘해야 된다’가 아니고 ‘뭘 하고 싶을까, 어떤 걸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까’하고 생각하게 됐어요. 시야가 넓어진 것 같은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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