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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인생 열은 학명 씨와 현숙 씨의 블루베리 농장
    러블리부여인 2018. 7. 20. 16:29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내려온 고향인데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아마 산 사람이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현재 은산에 거주하고 있는 김학명(66세)씨는 태어나고 자란 부여를 떠나 1985년 상경해 직장생활을 하다가, 8년 전 부인 김현숙(62)씨와 부여로 돌아왔다. 학명 씨는 정년퇴직 이후 귀농을 꿈꿔왔다. 그래서 미리 집안에서 은산에 마련해둔 산에 블루베리를 심어뒀다.

     원래는 밤나무 밭이었는데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여러모로 힘들었다. 당시에 두 부부는 미군부대에 근무를 하고 있었고, 평택 쪽은 블루베리 지원을 많이 해주다보니 블루베리에 관심을 갖고 키우게 된 것이다.


     이렇게 귀농을 꿈꾸던 그의 인생에 날벼락이 들이쳤다. 직장에서 급작스레 사고를 겪게 된 것. 학명 씨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졌었다. 머리, 쇄골, 갈비 등을 다쳐 1년 반 정도를 병상에 누워있어야 했다.


    “머리를 다쳐서 사회활동이 어려웠어요. 사람들하고 대화가 거의 불가능했죠. 처음에 절 봤던 사람들이 지금 저를 보면 ‘그 사람이 맞냐?’고 물어요.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살 수 없었을 거예요. 정말 아내가 다 일궜어요. 나무도 키우고, 판매도 하고. 병원에 있는 저를 간호하면서 동시에 평택에 있는 기술센터에서 블루베리도 공부하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몰라요.”


     보통 사람들은 귀농, 귀촌에 부인 반대가 심하다. 그러나 학명 씨의 아내 현숙 씨는 결단력 있게 귀농을 결정했다고 한다. 홍산이 고향인 현숙 씨도 부여에서 어렵지 않게 적응했다. 말도 잘 하지 못하고 아내가 없으면 불안해하는 그를 지탱하며 현숙 씨는 끊임없이 함께 농사를 지었다. 


    “아마 이곳에 돌아오지 않았으면 이렇게까지 회복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산에 올라서 좋은 공기도 마시고 아내와 함께 나무도 보살피고 열매도 따고, 포장도 하고 하면서 꾸준히 활동을 하다보니까 어느새 좋아진 거예요. 아마 서울에 있었으면 아직도 약만 먹고 있을지도 모르죠.”


     현숙 씨의 정성어린 보살핌과 부여의 좋은 환경은 그가 회복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자신이 부여로 내려오지 않았으면 이렇게 좋아질 수 있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대형마트 등 시중에서 판매하는 블루베리는 보통 당도가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신맛이 너무 강해서 부담스럽기도 하다. 냉동제품들은 거의 음료를 만드는 데에 첨가할 수 있는 정도다. 학명 씨와 현숙 씨의 블루베리 농장 제품은 실제로 당도가 상당히 높았다. 신맛도 약해서 포도의 고장 은산에서 자라는 블루베리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노지에서 키우기에 장마 때에 어려움이 있지만 매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부여사무소에서 잔류농약검사 평가를 받고 이상없음 통지를 받을 때에는 뿌듯한 마음도 가득하다. 앞으로는 생블루베리즙 같은 가공식품도 아직은 계획만 구상중인 단계라고 한다.


     학명 씨는 대화 내내 부인 현숙 씨 자랑이 대단했다. 지금도 농업기술센터에서 정보화교육이 있으면 놓치지 않고 방문하고, SNS 판매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 상당한 수준이라고 한다. 게다가 4년 전부터는 표고버섯재배까지 시작하며 물 관리 등에 대한 여러 가지 공부도 함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아내뿐 아니라 엄마를 닮은 세 명의 딸들도 나서서 집안일을 돕고 있다. 결혼을 한 두 명의 딸도, 직장을 다니는 막내딸도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농장 일을 돕는다. 게다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명함 디자인이나 이번 서동연꽃축제 판매 부스에서 입고 있던 티셔츠 디자인지 직접 나서주는 열혈 지원파들이다. 


    “혼자는 아무것도 못하죠. 집사람, 그리고 딸들이 너무너무 고마워요. 정말 많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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