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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e you happy?
    러블리부여인 2017. 8. 1. 16:39

     

    "저는 스토리가 없는데 어떤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수줍게 웃음 짓는 김정기씨의 얼굴에서 40년 만에 부여로의 귀향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의 사회는 김정기씨(58)세대를 '베이비붐세대'라고 말한다. 베이비붐세대에 대한 김정기씨의 생각은 아주 긍정적이다.

     

    "전 산업화 과실을 제대로 따먹은 세대라고 생각해요. 제가 79학번인데 젊은 시절 하고 싶은 걸 다 해봤어요. 지금이야 청년들이 취업이 걱정이라는데, 저희 때는 대학만 졸업하면 바로 대기업 합격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없고, 자신감도 넘쳤죠."

     

    누구에게나 인생은 알 수 없는 물음표다. 잘나가던 대기업시절 '벤처세대'가 찾아왔다.

    도전정신이 누구보다도 강했던 김정기씨는 사업계획서 들고 그 동안 생각해온 '화장실 변기커버'를 개발했다. 한국에서도 인기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시카고국제공항에 비닐커버 납품이 시작되면서 인생의 황금기가 찾아온 듯 싶었다.

     

    하지만 4달러에 비닐커버를 납품했던 그는 중국의 한 회사가 1달러에 파격제안을 하면서 공장도 회사도 문을 닫게 되었다. 무언가 시도할 수 있었고, 자신감이 넘쳤던 그에게 시련이 닥친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내의 건강상태도 악화되었다.

     

    그는 이 시점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호주에 사는 친구의 권유로 가족과 함께 한국을 떠나 호주의 호바트라는 곳으로 떠났다. 무역업을 하던 시절 꼭 살고 싶은 곳을 꼽자면 탄자니아의 아루샤라는 도시와 호주의 호바트 섬이었는데, 어찌 보면 그의 인생은 그가 원하는 대로 흘러갔다고 시련은 또 다른 인생을 선물한다고 이야기한다.

     

    부여로 귀향하다.

    그가 부여로 귀향을 하게 된 계기는 둘째 형의 권유 때문이었다. 호주에서 평온한 삶을 살다가 잠시 한국에 들렀을 때 초등학교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새로운 사업에 눈이 번뜩했다. 결국 호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혼자 남아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다.

    하지만 그 사업도 처음엔 상승세를 보이다가 점점 하락세를 보였고 그 사이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혼자 한국에서 기러기 아빠를 하던 그의 모습을 본 아내는 당장 한국으로 짐을 싸들고 돌아왔다.

     

     

    건강을 되찾고 뭔가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 때 부여에서 표고버섯 농사를 크게 하는 둘째 형에게 일을 배우러 발걸음을 부여로 향했다. 누구든지 욕심만 버리면 된다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농업기술센터에서 1년 동안 표고버섯 교육을 한 달에 한 번 했는데, 그 교육이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귀농의 포인트 또한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다시 김정기씨는 표고버섯이라는 작물의 도전장을 내밀었다. 형의 농가를 떠나 독립적으로 하우스를 짓고 새로운 출발선에 선 것이다. 부족한 살림이었기에 땅을 매입하고 농가 건축을 받아 하우스 짓는 일을 혼자 힘으로 해냈다. 3~4개월의 공사였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그의 인생철학은 ‘Are you happy?’라는 질문이다. 인생에 있어서 잡초하고 싸우려고 하면 일이 많아지고 힘만 빠진다. 잡초와 함께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해피하게 사는 것이 그의 인생철학이다. 그래서 그는 농사 시즌에 일이 많으면 마음도 지친다는 생각으로 6개의 하우스 중 계절별로 2개씩만 출하한다. 1년 동안 쉬지 않고 농사를 짓는 대신 조금의 양으로 최고의 품질을 선물하겠다는 마인드다. 그러기에 연중재배의 개념으로 일을 분산시켰다.

     

    또한 혼자의 힘으로 표고버섯 농사를 하면서 깨달은 점이 하나있다. 농사는 하늘의 도움이 없이는 될 수 없다는 진리다. 최고의 상품으로 출하해야 하는데는 언제나 한계가 있다. 출하 전날 동남풍이 불어서 수확의 품질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상품성의 차이는 3배차까지 난다. 그러기에 그는 무엇이든지 자연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이 주는 그대로 적응하고 순응해가면서 그렇게 하늘이 주는 은혜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그래서 김정기씨의 농가이름도 하늘이 우리를 먹여 살린다는 의미의 ‘하늘표고’로 지었다.

     

     

    무작정 귀농하는 것은 오래 살아남기가 어렵다. 그러기에 김정기씨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나만의 방법으로, 나만의 농사의 일은 재밌게.. Are you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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