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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부부의 노을을 아름답게 하는 방식
    러블리부여인 2017. 11. 1. 00:37


    어린이가 된 어르신들과 하루를 보내기 위해 장수요양원 김응태, 추영희 부부는 오늘도 화이팅을 외친다. 


    부부가 처음부터 요양원을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20년 전 김응태(60)씨가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당시 김응태 씨가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됐을 때, 참 와 닿았던 모습이 있었다. 바로 옆 침대를 사용하던 환자가 간병인 하나 없이 버거운 몸에 매일 끙끙대는 모습이었다. 


    환자가 혼자였던 것도 아니었다. 자녀가 5남매가 되는데도 그 누구도 아비를 간병하는 이가 없었던 까닭이었다. 그는 자신의 몸도 버거운 와중에, 옆 환자를 부축하느라 제대로 쉬지 못하는 날이 허다했다.


    김응태 씨는 “그 때 나중이라도 어르신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까 고민하는 계기가 됐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공무원으로 30년을 지내며 해외선진국으로 견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그 때마다 틈이나면 꼭 사회복지 시설 방문을 놓치지 않는 등의 노력을 기하며, 사회복지학 석사과정까지 공부했다.


    원하고 노력하면 언젠간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안고 살았던 부부에게 고향 부여의 폐교가 눈에 들어온 건 5년 전.




    부부는 어르신들이 내가 꿈을 가지고 성장했던 초등학교에서 마지막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공매입찰에 나섰다.


    추영희 씨는 “남편과 함께 학교를 찾은 날, 그날따라 부여의 날씨도 햇살도 참 아름다웠어요. 그 모습에 남은여생을 남편의 고향에서 함께 보내야겠다고 다짐했어요.”라고 말했다.


    어느덧 요양원을 운영한지 5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처음 부부에게 찾아온 어려움은 살갑게 어르신 손을 잡는 일이었다. 행동이 앞서 부여로 이사는 왔지만, 아직 마음은 정착하지 않아 모든 게 낯설었던 탓이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돈을 버는 직업이 아니라 평생 감내 해야 하는 소명이라는 생각으로 어르신 한 분 한 분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엔 마음을 나눴다. 




    부부는 봄과 일출을 좋아했다고 한다. 봄은 활기를, 일출은 역동적인 모습으로 희망을 선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여에 내려와 어르신과의 생활을 하며 이들은 가을과 석양을 좋아하게 됐다. 요즘 같은 가을이 되면 떨어지는 낙엽을 주워 책에 끼워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도록 책갈피로 보관한다. 


    “사실 우리 부부도 지는 노을인생을 살고 있잖아요. 그 노을 인생을 살고 있는 많은 분들이 좋은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끝까지 하고 싶은 게 앞으로 우리 부부의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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