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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속으로 사라지는 부여 관북리(4)러블리타운 2018. 1. 29. 14:20
사비백제 왕궁터를 찾아가는 첫 발은 부여읍 관북리에서 시작된다. 지금은 자취를 찾을 수 없지만 마지막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 건축양식이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듯 하다. 담장과 대문은 현대식 철문이지만, 안쪽 본채는 늦어도 1970년대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처마 용마루는 함석으로 돼 있다. 함석과 슬레이트는 1980년대 이후에 지붕개량 방식으로 상당히 선호됐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석면 슬레이트 대신 플라스틱 슬레이트가 등장했다. 부여장로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살았던 집인 듯 하다. 저런 표식도 족히 20년은 넘어 보인다. 벽면은 거칠게 시멘트를 발라 표현했다. 디지털카메라 등장 이후에도 필름은 해상도로 인해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그런데, 가정용 스캐너가 보급되고 디지털카메라의 해상도가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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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림 교육원의 ‘흥(興)’ 김주희 강사러블리부여인 2018. 1. 25. 00:53
한울림 교육원은 국내 유일 사단법인 사물놀이 교육원으로 94년 만들어졌다. 사물놀이의 창시자인 김덕수 교수와 전 부여문화원장 임병고 원장이 함께 만들었다. 백제문화권의 핵심지역인 부여에서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며, 사물놀이 상설 교육공간이자 전통문화예술체험학습으로 사용하는 바로 이곳에 김주희 강사가 살고 있다. 김주희 강사는 고등학교 때 탈춤동아리를 시작하며 사물놀이와의 인연을 시작하게 됐다. 당시에는 탈춤만 배웠는데 내심 사물놀이 연주를 해주던 학생들이 부러웠다.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 대전 전국체전 개막식 공연에서 김덕수 교수와 학생 100여명이 사물놀이 고적대를 준비하게 되면서 사물놀이를 결심하게 됐다. 그녀는 바로 행동에 옮겼다. 고등학교도 졸업하기 전 친구와 함께 개원도 하지 않은 한울림 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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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점보다 800년앞선, 백제의 면직물러블리인문학 2018. 1. 24. 07:17
문익점보다 800년앞선, 백제의 면직물 부여 능산리사지서 국내 최고 면직물이 발견됐다. 이 면직물은 문익점이 목화씨를 가지고온 시대보다 800년 앞선 것으로 백제시대의 면직물 발견으로 한국 면직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이 면직물은 씨줄 날줄로 이루어져 있는데, 자세히 보면 가로로 넣는 실에 꼬임을 많이 줘서 직조를 한 것이 특징이다. 보온성도 좋고 무늬 자체도 아름다운 면직물은 당시 중국에 없는 백제만의 독특한 직조법이라는 사실에 큰 획을 그었다. 백제시대의 면직물 발견으로 문익점보다 800년이나 앞선 백제에서도 면직물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된 셈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문익점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나라에 목화씨를 처음 먼저 가져온 인물이다. 고려 말 학자 문익점(1329∼1398)은 36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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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의 최초성당 '금사리천주교회'러블리백제 2018. 1. 24. 07:06
부여의 최초성당 '금사리천주교회' 부여최초성당 금사리천주교회를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평화의 모후 성모상이 눈에 띈다. 금사리성당은 충청남도 부여군 구룡면 금사리 334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충청남도 기념물 제 143호로 지정이 되어 있고, 1906년에 세워진 부여 최초의 성당 건물이다. 성당의 외부를 붉은 벽돌과 회색 벽돌로 장식해 멋스러움이 느껴진다. 본당 안에는 중앙에 나무 기둥을 세워놓았는데, 예전에는 남, 여의 자리를 구분한 흔적이라고 한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참 아름다워 포근한 느낌을 준다. 부여의 다른 큰 성당들과는 다르게 아담한 금사리성당은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이다. 우리나라 전통 목조 건물의 특징을 많이 갖고 있는 초기 성당 건물 중의 하나인 금사리성당! 성당 내부는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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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임승덕 학예연구사러블리부여인 2018. 1. 17. 19:24
정림사지 박물관은 백제사비시기의 불교와 그 중심인 정림사를 주제로, 백제 불교 문화를 재조명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고취시키고자 2006년 9월 29일 개관했다. 이곳은 2014년 전국 203개 등록 공립박물관(2013년 기준)을 대상으로 한 '전국 등록 공립박물관 대상 평가인증제도'에서 우수 평가를 받는 등 높은 평가 또한 받고 있다. 백제시대 절정을 이루고 가장 화려했던 사비시기의 불교유적·문화를 알리는 이곳에 얼마 전 또 다른 경사가 있었다. 정림사지박물관의 임승덕 학예연구사가 ‘2017년 박물관 미술관 발전 유공자’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것. 그는 2007년부터 정림사지박물관에서 근무하며, 박물관의 상설전시와 백제역사유적지구사진전, 백제 사비성의 부활전 등의 기획전시 개최를 위해 매번 밤을 지새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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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매, 비랭이, 팔풍쟁이 마을 임천면 비정리러블리타운 2018. 1. 11. 23:26
양화면과 충화면의 경계이며 금강을 두고 익산시 성당면과 마주하고 있는 부여군 임천면 비정리. 임천면소재지에서 양화방면으로 3km쯤 가다보면 칠산천이 시작되는 부엉매마을부터가 비정리다. 부엉매를 지키고 있는 느티나무. 이 석판에 따르면 느티나무의 보호수 지정일자가 1979년 8월 7일이다. 당시 280년이었으니 올해로 320년이 됐다. 어림잡아도 나무둘레는 5m도 넘어보인다. 부엉매 느티나무 가지에 자리잡은 새들의 둥지. 부엉매는 비정1리다. 이곳을 샛골이나 봉황, 초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을에 부엉이가 살았다고 해서 부엉매라 불리는데 단순히 보통 부엉이가 살지는 않았을 것 같다. 비정리는 마을들이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같은 산을 기대고 집을 지었다. 이 산은 독산(주산이 없는 홀로 서있는 산)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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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 지나가는 것들의 아름다움러블리부여인 2018. 1. 10. 01:34
구자운 씨와 오경희 씨는 대학 때부터 연애를 시작해 회사생활과 귀촌 생활 모두를 함께하고 있는 둘도 없는 단짝이다. 매일을 웃으며 맞이하는 그들은 황토방이자 낮잠카페로 알려진‘수리재’에 살고 있다. 수리재는 어느 계절에도 한껏 여유롭다. 닭들은 모이를 쪼고 강아지와 고양이들은 자유롭게 마당을 돌아다니며 느긋하게 낮잠을 즐긴다. 산양은 자신을 내다보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주느라 정작 밥에는 관심이 없다. 부부는 도시에서 회사생활을 하며 지냈다. 여느 맞벌이 부부가 그러하듯 어린아이를 두고 출퇴근을 하는 것은 언제나 편치 않은 일이었다. 경희 씨보다 조금 더 긴 회사생활을 한 자운 씨는 두통에 시달리는 일이 잦았다. 스트레스에 지친 몸의 혈압이 150~60대까지 올라가며 신호를 보내오던 것. “돈과 인생을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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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 다듬이돌 침산마을러블리타운 2018. 1. 9. 22:03
마을 북쪽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언덕 위에 우뚝 솟은 교회. 그 주변으로 집들이 쪼르륵 늘어섰다. 부여 구룡면 주정리의 침산마을이다. 침산마을은 주정리의 중심이기도 하다. 구룡평야 한 가운데에 산이 덩그러니 있어 왕릉으로 오인되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주정리는 백제시대 때 1만호나 되는 집이 있었을 만큼 큰 동네였다고 한다. 이곳은 명당 중에 명당인데, 북쪽에 높지도, 낮지도 않은 산등성이가 성을 이루고, 구룡포라 불렸던 큰 물길이 평야를 가로지르고 있다. 조산이라 부를 수 있는 침산에는 넓디 넓은 평야와 물길에서 풍부한 자원을 얻고, 성 같은 산과 계곡이 북방에서 밀려오는 적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이다. 마을에서 바라본 남쪽 전경. 주정리는 이 침산과 배매, 목고개, 벌터 등의 자연부락이 있다.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