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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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여행] 구룡면 태양리의 어느 가을 오후(3)러블리타운 2017. 10. 16. 23:48
옹벽길을 지나 언덕을 넘자 태양리의 북쪽 마을로 들어왔다. 태양리는 일력, 작교, 장승배기라는 자연부락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 중 하나로 추측된다. 행정구역상 태양리의 가장 북쪽지역이다. 논에는 막 추수를 시작하려 콤바인이 대기 중이었다. 마을 능선 위에 자리한 특이한 집이 보인다. 입구에 있는 돌에는 '꽃향기 꽃내음'이라는 글과 '전망이 좋은 집'이라고 써 있었다. 정확히 펜션인건지, 식당인지 모르겠다. 추수가 한창인 길가에 잎 몇개 달랑 달아놓고 탐스러운 주홍빛을 뽐낸다. 팥이 가을 오후 햇살에 잘 말라가고 있다. 덤불 옆에는 길죽한 호박이 누워 잠을 청하고, 집 앞에 놓인 의자는 이 집 주인네가 앉아 경치를 감상하는 곳이 틀림 없어 보인다. 장작을 가지런히 쌓아놓은 솜씨가 이 집 주인이 보통 깔끔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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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여행] 구룡면 태양리의 어느 가을 오후(2)러블리타운 2017. 10. 16. 21:22
태양리 벽화마을 뒷편 구릉은 밤나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나무와 참나무도 적지 않지만 밤나무를 많이 만날 수 있다. 북쪽 구릉으로 넘어가는 길에 만난 가을 들꽃을 만났다. 남향을 하고 있는 빈집이 있다. 방 문이 그대로 드러난 옛날 방식 주택이다. 방 문을 판자로 굳게 막아놨다. 세상에서 아주 작은 감이다. 일반 감의 1/3수준 밖에 되지 않았다. 이 구릉 끝은 막다른 곳이다. 꼬마 감나무를 헤치고 산으로 올라가거나 되돌아가는 방법 밖에 없다. 산 길을 택하고 나뭇가지에 몸을 숙이니 갖은 열매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랜만에 뱀딸기도 구경하고 도토리도 한움쿰 집을 수 있을 정도로 많았다. 묘지 위쪽에는 토지지신이라는 비와 제단이 있었다. 낮은 구릉이라 다행이었다. 금방 길을 찾아 내려올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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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여행] 구룡면 태양리의 어느 가을 오후(1)러블리타운 2017. 10. 16. 20:56
가을의 마지막 들녘을 품은 부여읍 구룡면 태양리. 보령을 지나는 길목에 자리한 낮은 구릉지대에 있는 마을이다. 구룡면의 소재지다.아주 적은 상권을 형성하고, 농업과 임업을 주로 삼고 있다. 구룡삼거리와 맞닿은 태양리 마을 주택은 벽화로 잘 꾸며져 있다. 발길을 자연스레 이끈다. 이 지역은 태양리 중에서도 주택이 나름 신식이다. 여기에 벽화까지 안고, 담넘어 감과 호박꽃이 고개를 내민다. 벽화길을 따라가다 보면 담쟁이가 기품있게 시들어 있다. 벽화가 마을 전체를 덮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벽화마을 뒷 길로 따라 올라가다 보면 왼편과 건너편이 낮은 구릉지대로 돼 있다. 안쪽은 정 서향으로 구릉지대보다는 다소 높게 형성돼 아주 포근하다. 그럼에도 주택은 남향으로 많이 구성돼 있고, 벽화마을은 동쪽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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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모아들이는 힘, 은산리의 기운은 꿈틀거린다러블리타운 2017. 9. 12. 00:24
은산리는 경제적 쇠퇴를 겪은 시골의 여느 중심지처럼 보이지만, 부흥의 기운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백제가 패망하고 부흥군이 모여들었던 곳이 은산리 일대다. 지금의 은산리 지역은 아니겠지만, 경둔리와 대양리, 각대리 지역에 숨어들어 준비를 했을 것으로 본다. 실제로 당나라 군사가 물러간 뒤에 신라가 안정화작업을 하는데 시간이 무척이나 오래 걸렸을 것이고, 백제의 잔여 세력이 모여들어 있었다면 쉽게 접근치 못했을 상황이다. 부흥군은 수년 동안 은산리 일대의 농토를 활용하여 군비를 확충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백제부흥군을 달래는 '은산별신제'로 이어진다. 은산리는 아직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것은 옛부터 내려오는 문화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기운이 쇠락한 듯 싶지만, 다시 꿈틀거리는 기운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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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恩山)은 은산(隱山)이었다러블리타운 2017. 9. 12. 00:13
은산면의 중심 소재지인 은산리. 지금은 은혜로울 은(恩)자를 쓰지만, 예전에는 산속에 숨어 있는 마을이라는 숨길 은(隱)자를 썼었다고 한다. 행정구역상 신대리와 함께 중심지를 이루고 있는데, 은산리 산 아래 몇 집만이 있었다고 해서 그렇게 불렸다는 기록이 있다. 은산리는 북서쪽에서 남서쪽으로 흐르고 넓은 평야지대가 있다. 그래서인지 마을은 농경사회를 이뤘던 신석기 때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보통 지역이 아닌 것은 주변에 산세가 큰 둘레로 휘감싸 안고 있고, 비옥한 토지까지 펼쳐져 있었다. 특히, 은산면 자체가 골짜기가 이뤄진 대양리와 장벌리 등을 곁에 두고 있어 칠갑산의 산세가 이곳까지 다다르고 있다. 그랬던 만큼 많은 사람들을 모이게 한 장소다. 조선시대에는 관청에서 말을 관리하던 역말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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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을 열다, 이소진 씨러블리부여인 2017. 9. 6. 01:12
부여군에서 자매들과 함께 양꼬치 음식점 ‘미인꼬치’ 운영하는 이소진 씨는 오늘도 가게 문을 연다. 재중교포인 그녀는 2001년 해외연수를 위해 처음 한국에 들어왔다. 이후엔 먼저 한국에 공무원으로 정착한 둘째언니를 따라 큰언니, 가족들과 함께 부여로 오게 됐다. 2003년에는 갑작스레 남자를 소개를 받게 됐는데 소진 씨가 네 자매 중에서도 얼굴도 안 보고 데려간다는 셋째 딸이어서인지 금세 결혼으로 이어졌다. 남편을 소개 해준 이는 소진 씨의 큰 시누이가 됐다. 그렇게 부여에 모인 자매들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을 하다가 떠올린 일은 식당이었다. 큰 언니의 음식 솜씨는 중국에서 식당을 운영할 때도 소문이 날 정도였고 역시 경험이 있는 쪽이 다가가기에도 용이했다. 2013년 8월 가게 오픈을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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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으로 새로 그린 샘골마을 '정동리'러블리타운 2017. 9. 5. 00:40
부여읍 정동리는 백마강을 서쪽에 두고 넓은 평야를 두고 있는 마을이다. 북쪽으로는 저석리, 동쪽으로는 가증리와 용정리, 남쪽으로는 쌍북리가 위치해 있다. 지금은 강에 다리가 놓여 합정리에 있는 백제문화단지를 쉽게 갈 수 있지만, 예전에는 규암까지 돌아서 가야 했다. 정동리 한자로 井洞이라 쓰인다. 우물이 있는 동네인데, 마을에 큰 샘이 있어서 이렇게 불렸다는 것이다. 옛 지명으로는 샘골이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물과 관련이 깊은 이 동네는 펄밭이기도 했다. 동쪽에 놓은 동산줄기 밑으로 집들이 옹기종기 모였고, 제방이 있기도 전에는 수시로 물이 범람하던 곳이다. 그렇지만 20여년 전만 해도 1,000여명이 살았던 작지 않은 마을이다. 정동 2리 마을 입구에는 큰 아름드리 나무가 몇 그루 서있다. 마을 느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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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을 전파하는 강사’ 김혜선 씨러블리부여인 2017. 8. 29. 23:12
새롭게 부여에 도전장을 내민 김혜선(44) 씨와 부여의 인연은 처음이 아니다. 우리나라 문화유산이 좋아 대중화 시키고 싶었던 혜선 씨는 아이들부터 문화유산을 접해야 후세가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컸다. ‘향유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 그리곤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우리문화유산지도사’라는 역사 및 문화재 수업이나 이론, 문화유산 해설, 현장학습에 대한 전반적인 기획 등에 관련한 지도자를 양성했다. 이어 우리문화유산지도사 자격증과정의 수업계획서를 들고 무작정 충남 각 지자체의 여성새로일하기센터와 평생학습센터 등을 다녔다. 그때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준 곳이 바로 부여다. 부여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연락이 닿아 160시간의 교육을 맡게 된 혜선 씨는 당시를 회상했다. 다름 아닌 ‘우리문화..